<경희의화합>선본의 반여성주의적 행보에 대한 입장서

Posted by 경희대 여성주의 웹진 순
<경희의화합>선본의 반여성주의적 행보에 대한 입장서

단독 입후보한 총학생회 선본 <경희의 화합>은 주요 공약을 통해 총여학생회를 성평등위원회로 대체하는 것을 검토하고자 한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웹진 순>으로 해당 총학생회 선본의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독자님의 문의가 들어오기도 하여 비공식적으로 답변을 드린바 있습니다. 선거 운동이 본격화된 이번주에 저희가 추가적으로 접한 해당 선본의 선거공약은 너무나 충격적이었습니다. 총학생회 선본에서 여학생들의 권리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공약은 3번 육아공결신설, 9번 학내 윤리강령제정, 12번 성평등위원회 신설에 대한 공청회 개최(리플렛 참고)로 총 세가지가 이에 해당됩니다. <웹진 순>은 학내 여성주의 소모임 <한숨>과 함께 공개질의서를 제출하기도 하였는데 저희는 해당 선본의 반여성주의적 행보가 매우 문제적이라고 판단하여 다음과 같은 입장글을 게시하게 되었습니다.

 

1. 총여학생회에서 성평등위원회로의 강등이 의미하는 것

 

[보다 폭넓은 양성에 관한 문제를 다루기 위해서 기존의 총여학생회를 성평등위원회로 대체하는 것의 타당성에 대한 공청회를 열고자 함]

(12번공약 : 성평등위원회 신설에 대한 공청회 개최)

 

총학선본은 총여학생회를 성평등위원회로 대체하는 것을 제안하는 공약을 제시하였습니다. 그리고 해당 선본은 폭넓은 양성에 대한 문제를 다루기 위해서 이 공약을 제시하였다고 본인들의 리플렛을 통해 밝힌바 있습니다. 말은 그럴싸 해보이지만 이러한 행보는 1) 학생들의 직접선거를 통해 선출하는 기구를 해체하겠다는 것 2) 성차별이 갖는 고유의 문제의식을 양성평등이라는 말을 씀으로써 현존하는 젠더폭력의 문제를 없애버리는 것 등의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습니다.

총여학생회를 없애자는 의견은 경희대뿐만 아니라 타 학교에서도, 그리고 이전부터 계속 문제가 제기되어 왔던 문제기도 합니다. 이런 문제제기 중심에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 ‘남성들의 인권은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는 생각들이 있습니다.

여성은 사회적 존재로서 여성의 권리를 보호받기 위해 독립적인 자치기구를 결성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선거를 통해 선출된 자치기구는 해당 공동체를 대표할 정당성을 부여받습니다. 여성의 요구에 의해서 만들어진 총여학생회를 남성 혹은 다수의 요구에 의해서 해체시킬수 있다는 것은 여성들의 정치 결사체 구성권리에 대한 명백한 침해입니다. 이 기구의 효율성, 혹은 적합성을 논하는 것은 구성원이자 당사자인 여학생들이 결정해야할 문제입니다. 대표기구에 대한 결정은 당사자의 의사가 가장 중요한것이기 때문에 여학생들이 해체를 원할때는 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이 당사자가 아닌 남성들이 필요없다고 한다고해서 없어질수 있는 기구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총학생회가 여학생회의 해체를 언급하는 것, 이것은 명백한 월권행위입니다. 학생들의 참여가 적거나 혹은 학생회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해서 총학생회에서 특정 단과대 학생회, 혹은 학과 학생회를 해체할수 없는 것처럼 총여학생회도 총학생회의 산하 기구가 아닌 선거에 의해서 선출되는 기구인 만큼 총학이 원한다고 해서 마음대로 해체할수 있는 기구가 아닙니다.

총여학생회든, 성평등위원회가 되든 이들을 반대하는 중심에는 성 불평등이 존재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 ‘남성도 불평등을 받는다는 사고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들은 성평등을 위해선 남성도 여성편향적 조직에 자신들의 이해관계도 반영할 수 있는 것을 양성평등이라고 주장하고 투표권을 요구합니다. 젠더폭력에서 여성들이 겪는 성차별적 발언들, 성폭력, 여성노동 불평등의 조건조차 이해하지 못하면서 성소수자, 장애인과 같은 소수가 겪는 문제를 이들이 자신들의 문제라고 인식할 수 있을까요? 이런 태도를 가진 이들이 여성문제와 소수자들의 정치적 권리를 주장하는 과정에서 의사결정권을 가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한 예로 2016년 한 단과대 성평등위원회 인준과정에서 성불평등이 존재하는 것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해당 기구에 대한 대의원들의 비인준이 과반을 넘어 올해 해당 성평등위원회는 미인준 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이런 행보는 대안적인 정치(성평등)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다기보다는, 특정 정치적 요구(여성의 요구)를 배제하려는 폭력의 정치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저희는 총유학생회의 존재가 비유학생, 한국인 국내파 학생에 대한 침해라고 주장하진 않으면서, 총여학생회의 존재나 여성문제를 동등한 차원에서 사고하지 못한다는 것이 이 논쟁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이 사회와 학내에서는 여성이 겪고 있는 문제가 구조화된 폭력이라는 것을 인정조차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소리가 커져야 하고 대표할 수 있는 기구는 반드시 존재해야 합니다.

2. 성인지적인 태도를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육아공결이라는 제도가 어떻게 의미를 가질수 있는가

 

[육아공결 신설. 한 달에 1회 인정. 남녀 모두 해당. 아이를 키우면서 학교를 다니는 친구들의 육아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정책]

(3번공약: 육아공결신설)

저희는 성평등위원회 대체 공약만 접하고 목요일에서야 전체 공약집을 보게 되었습니다. 해당 선본은 육아공결이라는 것을 공약중 하나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육아공결이 있으면 물론 좋습니다. 하지만 어떤 목적으로 이 제도를 제안하느냐는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지하철에서 임산부 배려석을 지정하면서 국가가 미래를 아이를 위해 자리를 양보해달라는 멘트를 붙이는 것은 여성 그 자체에 대한 배려라기보다는 여성의 몸을 아이를 낳는 사람으로 도구화한다는 사고를 바탕으로 만들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육아공결이라는 제도를 제시한다고 한다면 왜 만들려고 하는지에 대한 목적을 정확하게 제시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이는 생각없는 복지 남발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저희는 앞서 1번에서 말했다시피 여성들이 선출하는 대표기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선본에서 어떻게 육아공결이라는 획기적인공약을 제시할 수 있는지가 의문이 듭니다.

 

3. 무엇을 위한 학내윤리강령제정? 발언권 행사에서 제한이 있어야한다?

 

[2007 서정범 교수님 사건에 대한 반성으로 학생대표기관의 발언권 행사에는 적절한 윤리적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만들어진 정책]

(학내윤리강령제정)

 

학내윤리강령은 물론 개선되어야 합니다. 지난학기 5<웹진 순>은 학내 성폭력 피해자가 강제적 관계를 입증할수 없다면 이는 성폭력이 아니라 합의된 성관계로 봐야한다, 총여학생회가 여성차별이 존재하는 것을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는 등의 대자보가 붙어서 이에 맞대응한바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원 대자보를 썼던 작성자가 저희를 고소하겠다며 총학생회와 총여학생회를 통해 저희 운영진의 신상정보를 캐고 다니고 심지어 강남역 살인사건 추모집회에서 저희를 채증하겠다며 사진기를 들고 나타난 적이 있습니다. 스토킹 및 구성원 괴롭힘이 명백한 사안이었지만 학내 반성폭력 학칙이 매우 추상적이어서 해당 학생을 처벌할 구체적인 근거가 없다고 하여 학내 사건으로 접수하지 못하였습니다. 대학가에서 만연한 성폭력, 카톡을 통한 음담패설 등 다양한 형태의 폭력들을 접수하고 구성원들을 보호할수 있는 윤리강령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총학생회 선본에서 제시하는 윤리강령이라는 것은 실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2007년 모 교수의 사태에 대한 반성은 구체적으로 무엇입니까? 이는 총여학생회가 잘못했다는 주장을 하기 위한 것입니까? 학생대표 발언권 행사에는 제약을 둔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정치적 주장을 말하는 것입니까,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입니까?

프라임사업 논쟁이 있었을 때 학생기구가 발언권을 아끼고, 이번학기 언론과 SNS를 통해 퍼진 모 교수 성폭력사건이 발생했을 때 학생기구가 발언권을 제한하고, 현 시국에서 학생기구들이 발언권을 제한한다고 하는 것은 학생기구 스스로가 학생들의 학업의 자유를 보장해주지 못하고, 성폭력 가해자와 함께 수업을 들어도 보호해주지 못하며, 학생들의 시민적 권리에 대해서도 함께 해주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웹진 순>은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학내 구성원들의 삶을 바라보는 단체로서 이 입장문을 씁니다. 학내 구성원들은 여전히 수업중에 취업하려면 성형하라’, ‘여자는 남자를 이용한다는 말을 들으면서도 참고 있으며, 성폭력 문제가 발생해도 해결되는지 전혀 모른 상태에서 살고 있으며, 취업에서도 많은 불이익을 당하고 있으며, 일상속에서 이 정도는 폭력이 아니라고 생각할정도로 단지 여성이기 때문에 감수해야할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성의 문제를 똑바로 직시해주고 함께 싸울 수 있는 용기있는 여성대표기구를 원합니다. 여성문제에 대한 올바른 태도를 갖지 않은 집단이 당사자들의 정치적 목적에 의해서 만들어진 기구를 훼손할 권리는 없습니다. <경희의 화합> 선본은 단 여섯줄의 글로 여성들의 정치적 권리를 훼손하고 있습니다. 명백한 사과가 없는 한 우리들은 여성의 권리에 반하는 선거본부를 투표할 이유가 없습니다.

 

경희대 여성주의 웹진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