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의 화합> 눈가리고 아웅할 수록 당신들의 속내가 보입니다

Posted by 송예진
<경희의 화합> 눈가리고 아웅할 수록 당신들의 속내가 보입니다

<경희의 화합>,

눈 가리고 아웅 할수록 당신들의 속내가 보입니다

  

 20161121, 저는 두 학우와 함께 제 49대 총학생회 후보 <경희의 화합>의 자질 부족을 규탄하는 대자보(‘<경희의 화합>? 나는 투표로 답할 것이다’)를 붙였습니다. 이틀이 지난 1123, <경희의 화합> 측에서 대자보를 붙일 자리가 없다는 이유로 <경희대 여성주의 웹진 순>에 대한 반박 대자보를 저희 측 대자보 위에 붙였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즉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건의하였고, 중선위는 어떻게든 자리를 마련하여 <경희의 화합> 측 대자보를 다른 곳에 붙이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자리가 없다는 이유로 저희 측 대자보를 가리고 마치 <경희대 여성주의 웹진 순>에서만 <경희의 화합>을 비판하는 것처럼 꾸민 저의는 무엇입니까? 단지 자리가 없어서그랬다고 답하실 겁니까?

 “‘폭 넓은 양성을 위해서 총여학생회를 성평등위원회로 대체할 타당성이 주제인 공청회를 공약으로 내건 <경희의 화합> 측에서 알고 계실지 모르겠으나, 최근 트위터 내에서 예술계를 중심으로 “#○○__성폭력이라는 해시태그를 통해 권력구조를 이용한 성폭력 가해가 낱낱이 고발되고 있습니다. 고발이 시작되기 전, 심지어 고발이 시작된 이후에도 가해지목인이 지니고 있는 조직 내 권력은 피해자에게 향하는 2차 가해까지 부추기며 예술계 내 카르텔을 형성하였고, 이 침묵을 깬 사람들은 다름 아닌 습작생이거나 학생이었습니다.

 <경희의 화합>이 위 사태를 판단한다면 법적 공방이 끝난 후에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고 주장할 것입니다. 아직 법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고발이기 때문에, 가해지목인이 조직에 남아서 피해자와 그를 돕는 사람들을 명예훼손죄로 고소하는 일이 정당하다고 판단할 것입니다. 그러나 법적 공방은 최소 몇 개월, 최대 몇 년이 걸리고, 그 기간 동안 아무런 조치도 취할 수 없다면 학생들은 가해지목인과 같은 강의실에서 수업을 들어야 합니다. 혹은 가해지목인이 있는 술자리에 참석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법적 공방이 벌어질 동안, 가해지목인이 조직 내에서 또 다른 가해를 저지르지 않는다는 보장을 누구에게 받을 수 있습니까? <경희의 화합>은 가해지목인이 법적으로 유죄 판결을 받을 때가 돼서야 학생대표기관이 나서서 피해자를 도울 자격이 생기므로 그때 대학교 측에서 처벌할 수 있다는 답만 되풀이할 것입니까?

 제가 가정한 사례들은 이미 수많은 대학교 내에서 만연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저 또한 재학 중 성폭력 고발을 목격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 저는 성폭력 범죄를 가십거리로 소비하는 여론과 직면했습니다. 혹자는 나는 그런 일을 들어 본 적이 없다는 근거로 피해 사실을 반박하거나 취업이 되지 않아 엄한 데 화풀이하는 것 아니냐라고 말할 정도로, <경희의 화합>의 우려와 달리 가해지목인에 관하여 우호적인 반응이 많았습니다. 모든 사건들이 진상 규명 과정조차 거치지 못한 채 조용히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습니다. 진상이 밝혀지기도 전에 폭로 의도에 관하여 의심을 표출한 일부 구성원은 성폭력 피해 사실 자체를 일어나지 않은 일로 위장시키는 데 일조했고 조직은 이러한 사태를 방조하면서 침묵의 카르텔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미 학내 구성원 모두는 누군지 모를 가해지목인과 같은 강의실 혹은 술자리에 있게 될 수도 있지만 오직 한 사람의 명예를 지키기 위하여 논란을 외면하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사태를 통하여 권력 앞에서 무너지는 무기력함을 학습했습니다. 앞으로 경희대학교에서 지성(知性)을 배울 후배들에게 위장된 평화를 물려주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학생의 신분으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도 없었습니다.

 이 시점에서 묻고 싶습니다. ‘양성에 속하지 않는 성적 소수자를 배제하는 폭력적인 워딩까지 쓰면서, 여전히 당신들이 생각하는 폭 넓은 양성에게 동등한 편의를 제공하기 위하여 총여학생회를 성평등위원회로 대체할 타당성이 주제인 공청회를 열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정책 공청회에서 반민주적이라는 지적을 듣고도 우리는 그런 의도로 만든 공약이 아니다.”라는 말만 반복하면서 학내윤리가이드라인을 제정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해시태그 “#○○__성폭력은 대한민국 사회에 만연한 강간문화를 깨기 위한 첫 발걸음이 되고 있습니다. 권력구조 속에서 억압받았던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고 세상 밖으로 나와 수많은 사람들과 연대하며 싸워나가고 있습니다. <경희의 화합>의 시선에서 일련의 사건들은 무엇입니까? 양성 간의 분열을 조장하는 비윤리적인 역행일 뿐입니까?

 

 묻고 싶습니다. <경희의 화합>,

당신들이 말하는 화합은 정말로 화합입니까, 화합의 탈을 쓴 침묵입니까?

 

20161124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송예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