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금지법에 반대합니다"

Posted by 익명의 순 자매
"낙태금지법에 반대합니다"

 꽃처럼 예쁘게, 꽃다운 인생을 살았어야 할 스무살의 나이에 저는 남자친구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9개월 만삭이 되어서야 아이를 보내야만 했던 사람입니다. 임신한 병원에서 아이를 지워주겠다고 해서 열심히 돈을 빌려보았습니다. 엄마에게 알리지 않기 위해 여기저기서 돈을 빌려보았지만 스무살에게 40만원이란 돈은 구하기 너무나 함든 돈이었어요. 당시에도 능력없던 남자친구는 우리가 만든거라며 어떻게 우리 아이를 죽이냐고 그랬지만 저는 그 남자를 믿을 수 없어 아이를 지워야겠다고 설득하고 그 남자에게 돈을 구해보자고 했습니다. 믿은 제가 바보였어요. 말로만 구해보는데 잘 안 된다고 했고, 실상은 손을 놓았던 겁니다.

  어느날 태동이 없었습니다. 아이가 잘못된 느낌이 있었어요. 전과 다르게 아래가 빠지는 느낌이 간혹 들었고요. 덜컥 겁이나 엄마에게 사실대로 얘기하며 울었습니다. 지방에 내려와 경악한 엄마와 검사를 받았습니다. 아이가 상태가 안 좋으니 사산을 해야되겠다고 하더군요. 아직 너무 어린 산모고, 탯줄이 목에 감겨 있는데다 산모인 저는 어떻게든 지우려고 노력했지만 남자친구가 무책임하게 행동한 부분도 있으니 사산을 도와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아이를 보냈습니다. 예쁜 딸이었다더군요. 제가 결혼을 하고 가정이 있는 상태에서 아이를 낳았다면 눈물나게 기뻤을 일이지만 그 이후로 전 아주 오랫동안 아이들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습니다. 많이 아프게 해서 보냈던 마음이 너무 미안했어요.

  아이를 보낸 벌이라도 받는 듯, 저는 몸이 모두 망가졌습니다. 배를 비롯한 살이 모두 트고 체중은 2,30kg가 훌쩍 증가해 보통 체형이었던 저는 고도 비만이 되었습니다. 다낭성난소증후군 이라는 병을 얻으면서 피임약이 없인 생리를 하지 못하고, 손발이 유난히 차가워졌으며, 만성 질염과 함께 최근 자궁경부암 0기 직전에 발견해 조직검사까지 해야했습니다. 제 곁에 아이는 없지만 몸은 이렇게 망가져 버렸습니다. 원치않는 임신으로 심적 고통을 받는것도 힘든데 산고와 진통을 견뎌내고 몸이 망가지는 고통까지 겪어야 되는건 여자를 사람이 아닌 아이낳는 기계로 생각하는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임신이 되지 않았다면 더 좋았겠지만, 원치 않는 임신을 했을 때에도 일이 더 커지기 전에 자신을 지킬 수 있도록, 여자들도 자신의 인생 방향을 선택할 권리를 박탈하지 말아주세요. 낙태금지법에 반대합니다.